운전면허는 따 놨지만 5년을 차와 거리를 두고 살았습니다. 신혼 초반에는 남편이 모든 운전을 맡았고, 아이가 생기면서는 더욱 운전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최근에 회사 전보를 받아서 평일은 지방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가장 먼저 느낀 불편함은 아이 학원입니다. 학원이 버스로 가기 어려운 곳에 있거든요. 친구들은 엄마가 데려다줄 수 있는데, 우리 집 아이만 매번 택시를 타야 했어요. 그것도 힘들었지만, 진짜 문제는 아이 발열입니다.
어느 날 아이가 유치원에서 열이 난다고 전화왔습니다. 39도까지 올랐대요. 남편은 지방에 있었고, 내가 아이를 데려와야 했는데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택시 앱을 켰는데 15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날은 택시를 타고 응급실까지 갔지만, 그때 눈물이 나더라고요.
운전연수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그렇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비용이 걱정됐습니다. 알아보니 대략 3일에 35만원에서 50만원 사이였거든요. 생각해보니 한 달에 택시비를 얼마나 썼는지 계산해보면...
매주 아이 학원 왕복이 약 10만원, 급할 때 병원 왕복이 월 2-3번에 20만원 정도. 그 외 마트 가는 길 택시비 월 5-10만원. 대략 월 35-45만원을 택시비로 쓰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운전연수비 한 번에 이 모든 스트레스가 해결된다면...

연천 쪽 자차운전연수를 4곳 비교했습니다. 가격대는 3일 9시간 35만원, 3일 12시간 42만원, 4일 12시간 45만원, 4일 15시간 52만원이었습니다. 나는 마지막 4일 15시간 풀 코스 52만원을 선택했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그리고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총 4시간씩 배웠습니다. 오전 3시간, 오후 1시간씩이었어요. 선생님은 50대 남성분이셨는데, 말을 적게 하시지만 정확했습니다.
1일차 오전은 정말 기초부터 시작했습니다. 차 시동 거는 법, 핸들 들고 가는 법, 기어 조작까지 모두 다시 배웠어요. 5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긴지 느껴졌습니다. 오후에는 집 근처 한적한 도로를 30분 정도 다닌 후 기본 주행을 했습니다.
2일차부터는 실제 도로에 나갔습니다. 연천 근처 큰 도로로 나가서 신호 대기, 우회전, 좌회전을 배웠어요. 선생님이 '신호 대기할 때는 정차선 앞으로 가고, 우회전할 때는 우선 우측 확인' 이라고 반복했습니다. 뻔한 얘기지만, 5년 만에 배우니까 새로웠어요.
3일차에는 마트 지하주차장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후진주차가 진짜 어려웠습니다. 선생님이 옆에 앉아서 '백미러 봤을 때 흰 선 위치' 를 자세히 설명해주셨는데, 처음에는 안 맞았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5번을 해야 겨우 중앙에 들어갔습니다.

4일차 마지막 날에는 실제 우리 집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연습을 했습니다. 골목이 좁아서 처음엔 무서웠는데, 3일간의 연습이 도움이 됐습니다. 선생님이 '이제 충분해요. 혼자 다닐 수 있어요' 라고 했을 때 정말 가슴이 벅찼습니다.
4일 15시간 52만원은 처음엔 비싼 것 같았습니다. 근데 계산해보니 월 40만원 정도의 택시비를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2개월이면 회수하는 거예요. 심리적 스트레스까지 생각하면 정말 가성비 좋은 투자였습니다.
지금은 연수받은 지 4주가 지났습니다. 매일 운전합니다. 아이 학원도 직접 데려다주고, 급할 때도 차를 쓸 수 있고, 마트도 혼자 가요. 그런데 가장 좋은 건 마음의 여유입니다. 남편이 없어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지난주에는 처음으로 친정엄마 집까지 혼자 운전해서 갔습니다. 편도 1시간 거리였는데, 처음엔 떨렸지만 성공했습니다. 택시로 갔으면 왕복 20만원이었을 텐데, 이제는 내 차로 다니니까 휘발유비만 들어요.
내돈내산 솔직 후기지만, 이 투자 없이는 현재의 편안함이 불가능했을 거 같습니다. 5년 장롱면허를 탈출하고 싶으신 분들, 특히 아이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정말 강력하게 권장합니다. 연천 쪽에 좋은 강사분들이 많더라고요. 충분히 잘 된 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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